청와대 탐방기

시골에 계신 아빠가 1년에 딱 한번 작은 딸 집을 방문하는 날 -
7년 전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신 후 매년 이맘때면 정기검진을 받기위해 올라오신다.

허리디스크 통증으로 오랜 기간 치료와 수술을 반복하셔서 장거리 여행이 힘든 아빠지만
이 날 만은 장거리 여행겸 우리 집을 들르는 날이다.
아빠를 모시고 오기 위해 시작된 일정으로
언니네도 항상 같이 오다보니
이제는 정기적 가족 모임이 되었다.
가족 모두 지방에 계셔서
보통은 우리가 이동을 하지만, 이날만은 예외다.


그래서~!
이날 일정이 매년 점점 더 특별해진다.
왜냐면 나름 까다로운(?) 조건에 드는
일정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 집에서 1시간 내외로 갈 수 있는 가까운 볼거리나 놀거리를 찾아라
• 오래 걷기 힘든 아빠를 위한 휠체어가 제공 되는 곳이어야 한다
• 엄마 아빠가 관심있는, 보고싶은 곳을 찾아라
• 여름이다 보니 야외의 경우 날씨를 잘 살펴야 한다
• 아이들도 함께 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정 안되면 나눠서 이동하는 걸로..)

적고 보니 더 어렵다. ㅋㅋ

아무래도 친정부모님이다 보니 크게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있다가 날짜가 다가오면
급하게 장소를 정하곤 한다.
이번에는 2022.5.10.일 청와대 개방이라는 국민적 관심사가 있는 이슈가 있었기에
비교적 목적지를 정하기가 쉬웠다.

경복궁을 들렀다가 차로 드라이브 삼아 지나가다
창문만 내려도...
삼엄한 경비속에서 경호원이 창문 올리라는 이야기를 하던 곳인데, 이곳이 개방된다니
일단 궁금해졌다.
어른들은 더 궁금해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우선 예약을 했다.
처음에는 예약이 몹시 힘들었다는데,,,
6월에는 한결 수월해졌다.

오마나!
신청자가 많은 줄은 알았지만 그런데 너~ 무 많다 ㅎㅎ
날씨도 더운데 큰일이다.

‘하…어린애들 3, 오래걷기 힘드신 아빠, 어떡하지. 선택과 집중을 하자!!’ 해서
나의 빠른?판단력은 대통령의 집무실인 본관과 거주공간인 관저만 보기로 결정!

관저 가는 길: 허리가 아픈 아빠는 결국 휠체어를 빌려 타고 올라가심(착한 두 사위^^)

관저 풍경 : 더 찍고 싶었지만 구경하랴 사람들 부딪히지 않게 피하랴 정신이 없어서 여기까지

평일이면 정말 여유롭게 천천히 분위기를 감상하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다

산이 병풍처럼 둘러쌓인 곳에 자리잡은 청와대-
운치도 있고 멋스럽다.

고려 숙종때 (당시 수도는 개경, 현재 북한)
왕이 남쪽을 방문할때 머무는 이궁 용도로 최초에 지어졌다는 청와대.

그이야길 듣고 봐서인지
대통령의 거처라기 보단 역사속 왕의 궁이라는 느낌이 들긴한다.

본관 : 대통령 집무실 등을 보러 가는 길

관저의 각 방들: 창을 열어 내부를 구경 할 수 있게 해둠

결국 지친 꼬맹이들을 위해 두 팀으로 나눠 이동했다. 한 팀은 키즈키페로 따로 이동하고. 한팀은 남아서 조금 천천히 둘러보고 오기로 결정

걷기도 불편한데 굳이 휠체어 타면서까지 별로 안가고 싶으시단 아빠도 ㅠ 막상 청와대를 보니 역사 속 공간을 보는 감회가 남달라 보이셨다.
덕분에 잘 봤다고. 부모님이 아직 건강하실 때
더 힘들어지기전에 가까운 곳이라도 가족이 함께 다닐 기회를 만들어봐야겠다.

엄마 아빠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청와대에는 더 멋진 공간이 많았지만 더위에 지쳐 더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