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식구가 한 시도 떨어지지 않고 보낸 첫 '168시간' (코로나19

넷. 보통의 하루

세 식구가 한 시도 떨어지지 않고 보낸 첫 '168시간' (코로나19 - 자가격리의 끝)

곰의탈을 쓴 여우💕 2022. 5. 9. 11:22

2019년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
2020년 초 우리나라에도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마스크 대란을 기점으로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내 직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있었다.
형식적이던 재택근무....가 실질적으로 시행되었고,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이 되었다.
그렇게 변화에 적응하며 2021년이 지나고, 설마설마 하던 2022년도 변함없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마스크가 없이 나가면 큰일 난줄 알기 시작했고, 어른들도 마스크가 내 몸과 같이 생활화 되었다.

22년 4월말. 170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단다. 영유아의 경우 절반 이상이 이미 걸렸다는 카더라도 들리고....
우리집 67개월 유아의 어린이집 반 친구들도 이미 2/3이상이 감염되었다.
친구들 감염소식이 들릴때마다 하원을 요청하는 알림메시지에, 부랴부랴 아이를 하원시켜 직장으로 복귀하는(?)
웃픈 일도 수차례 반복...용케도 잘 피해가고 있구나..우린 슈퍼면역자가 아닐까 란 생각이 들때쯤...

우리에게도 바이러스란 놈이 찾아왔다. 갑작스럽게, 그 누구도 반기지 않는.
어릴때에도 왠만하면 열이 나지 않던 아인데...몇년 만에 자다가 열이 난다
'아...올 것이 왔구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고, 다음날 검사결과 확진이다. 열이 펄펄나다가 가라앉다가를 반복...만3일을 앓더니
빠르게 회복한다.
가볍게 지나가니 다행이다...할때쯤, 차례대로 남편, 나 증상시작

그렇게 우리 세 식구는 처음으로 '한번도 떨어지지 않고 한 공간에서 168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었다.

열이 나는 동안 아이는 말이 없다.
먹고싶은 것도 없다.
놀고 싶은 것도 없다. ㅜㅜ

그저 멍~ 하니 눕거나 앉아서 쉰다.
꼬박 만3일정도 열이 나고 나면
열이 내린다.
열이 내리면 아이의 컨디션은 거의 평소와 다름없다.
더 좋아지기도 한다.

대신 이제 엄마, 아빠 차례다.
엄마 아빠가 바이러스를 이겨내기 위해 쉬는 동안
아이에겐 TV라는 친구가 온종일 함께 한다

모두가 무증상 감염자였다면 좀 더 수월했겠지란 생각을 했다.

아픈 아이 케어하느라 밤 잠 설치는 동안 어른들 컨디션도 나빠졌고 그러다 보니 차례대로 앓는다.
집은 버리지 못한 쓰레기와 택배상자가 쌓여만 간다.
유독 날씨가 좋은 날엔 나가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 하다. 그럴땐 창을 다 열고 밖에 있는 듯한 기분을(?) 즐긴다

다행이도 내 증상이 하루 이틀 앓고 나서 가볍게 넘어간 덕분에 격리 끝물 쯤엔 여유가 생긴다. (나마저 증상이 심했다면 밥은 누가 해주며, 빨래는 누가 하며, 설거지는 누가 했을까...주변에서 음식이라도 수시로 가져다 줄 분이 계시지 않다면 가족중 한 명쯤은 꼭 컨디션이 좋아야만 한다 ㅠㅠ 배달음식도 한계가 있고 아무리 최소화 해도 아이가 있는 집안일은 반드시 손이 가기 마련이다)

아이를 위한 놀이감도 택배로 주문하고, 이것저것 놀아주기도 한다.
엄마 아빠와 온종일 함께 뒹굴뒹굴, 티비도 실컷 보고, 늦잠도 쿨쿨 자게 된 아이는 이 생활이 나쁘지 않다.
밖에 못 나가도 마냥 즐거워 보인다 ^^;;;
바이러스가 가져다 준 일상의 쉼표라니...아이러니 하다. (물론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이렇게 말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답답한 생활을 그래도 잘 보낼 수 있는 방법을 나름 터득했다. 회복기에나 가능하다.

아이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격리생활 꿀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