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란 무엇일까???

결혼을 하기전 내게 육아란....

막연히, ‘엄마의 희생’ 이었다.

육아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지만...

어린 생명체를 위해, 내 잠을 포기하고...게으르고 싶은 욕구를 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 내 자식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사는 것. 무거운 책임감과 포기해야 하는 많은 것들.

 

이제와 생각해보니, 엄마가 된다면,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그 이름을 더 무겁게 만들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리지 않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도 선뜻 아기를 기대할 수가(?) 없었다.

왜냐면 난 아직 ‘엄마’라는 이름을 달 맘의 준비가 안되었다고 스스로 믿었으니까.

 

나만을 위한 삶이 온통 다른 누군가를 위한 삶으로 바뀐다는 것....

잘모르지만 어렴풋이 짐작되는 그 상황만큼 막막한게 또 있을까.

 

하... 그렇다면 실전은? 역시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던 출산경험은 제외하더라도.

육아! 막연한 내 짐작이 옳았다.

내 모든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휴일에 게으름둥이가 되어 뒹굴뒹굴 바닥에 굴러다니는 일은 이제 상상도 할 수 없게 되었고,

내 수면욕구 보다는 아이의 식욕을.

내 식욕보다는 아이의 낮잠이 우선이다.

 

 

▲ 5개월쯤 시작한 첫 미음- 이유식 만들기도 일.

 

 

“왜 그많은 육아 선배들은 이런이야기를 해주지 않았지?” 

싶을 만큼, 현실로 닥친 육아는 상상이상이다. 출산직후 성하지 않은 몸과 더불어 정신적으로도 불안정한 초보 엄마에게. 아기는 시간을 주지 않는다. 나만을 믿고 세상에 나온 작은 생명체를 지켜야 겠다는 마음은 앞서지만, 내 몸과 정신도 정상적이지 않으니...그 시기가 난 몹시도 불안했다.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뭐가 그리도 미안한지, 아기가 칭얼될 때마다 미안하단 소리를 입에 달고 살게되고, 모든 신경을 아이에게 쏟고 집중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 외의 모든일에 예민해진다.

 

‘아 이래서 새끼를 낳은 어미 개도 그렇게 예민해지는 거구나’ 어린시절 본 어미개와 강아지의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 하

 

통잠을 잔다는 100일의 기적이 우리 복동이에겐 찾아오지 않았지만...

복동이도 세상이 한결 적응된 것인지... 내가 엄마 노릇에 적응이 조금 더 된건지...

육아가 할만해 진다 싶을때쯤, 다시 고비가 찾아왔다.

손목이 아프고, 소화가 안되고, 온 몸이 나른하다. 얼굴은 초췌하고 푸석하고, 관절통 근육통에,,,어디 한군데 멀쩡한 구석이 없다. 독박육아가 가져온 당연한 결과인지, 아님 엄마 세대에 비하면 한참 늦은 나이의 출산에 따른 결과인지 알수 없지만...엄마란 이름으로 혼자 짊어지기엔 너무 가혹하다.

 

하지만 시간은 더딘 듯...빠른 듯 알수 없이 흘러간다.

이제 이해가 간다. 왜 육아 선배들은 이런 힘든 점을 시시콜콜 들려주지 않았을까.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마도 머릿속에서 그때 그때 지워지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힘들어 쓰러지지 싶다가도, 낮잠 한번 잘 자주면 잘 자고 일어난 아이의 얼굴이 세상 제일 이뻐보인다. ㅎㅎ 10시간 힘들다가 1시간 행복하 면 그걸로 10시간이 그냥 묻혀버리는 것처럼.

 

▲ 보기엔 불편하지만, 세상 편하게 잠든 복동이

 

그뿐인가.

하루하루 달라지고 늘어나는 표정과 눈빛, 아이의 행동은 세상에서 처음 느껴보는 신선한 즐거움을 준다. 신생아때 찍은 동영상을 보며, 하루하루 커가며 아기모습이 뿌듯한 동시에 반대로 잃어가는 애기애기함이 벌써 아깝기까지 하다.

 

300일이 지난 지금도 우리 복동이는 여전히 통잠을 모른다.

밤에 최소 세 네 번 많게는 10번도 더 깨어 다시 눕혀주거나 달래주어야 잔다. 자세가 불편해도 깬다. 새끼 강아지가 눈을 감고 어미 젖을 찾듯 복동어미를 찾는다. 트림이 나와도 벌떡 앉아 잠이 달아나고, 잠이 깊이들어도 혼자 엉금엉금 기어가다 부딪혀서 깬다 ㅋㅋ꿈을 꿨는지 갑자기 울면서 깨기도 한다. 자꾸 하다보면 이것도 적응이 되는가보다. 하하

 

지금 이 글을 쓰는데도 몇 번의 부름을 받았다. 

애미야 날 좀 재워라 하고...

(복동이가 밤잠을 든 직후부터 글을 쓰고 있지만 몇시간 째 잡고 있다 ㅋ)

 

이 와중에 대여할 돌상을 몇날 며칠을 알아보다, 결국 맘에 꼭 드는 것이 없어 직접 차려볼까 하는 마음이 드는걸 보면...아직 내가 덜 힘든건지...이런 게 엄마 마음이란 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감히 말하자면, 독박육아는 직장생활보다 훨씬 힘들다. 

적어도 초보엄마에겐 그렇다.

적어도 우리 복동이는 그렇다.

정해진 점심시간도 없다. 허겁지겁 먹다 체하기 일수다.

고충을 토로할 동료도 없다. 어른 사람과 얼굴보며 말을 하고 싶다.

(복동아비는 늘 야근이다ㅜ)

육체적으로도 훨씬 힘들다.

"하지만 내 아이를 키우는 일은... 

직장 일보다 훨씬 재미있고, 보람차다.그래서 할만하다."

요상한 매력이다. 힘들고 고되지만 이쁜 내새끼를 위한 일이니, 그걸로 됐다.

 

오늘 하루도 복동이가 건강하게 잠들었으니... 그거면 됐다 ^^